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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기록/3점 책

『콘클라베』 – 인간이 신을 대리할 때 벌어지는 일

by 뚠스뚠스 202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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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해리스 지음 / 평점: 3.5점


교황 선출, 그 비밀스러운 회의의 안쪽

『콘클라베(Conclave)』는 교황 선출 회의라는,
일반 독자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모여,
새로운 교황을 뽑기 위해 며칠 동안 격리된 공간에서 회의와 투표를 반복하는 그 과정을
극적인 서사로 풀어낸 소설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느껴지는 건,
“아, 이건 배경부터가 다르다.”
그만큼 실제 콘클라베의 절차나 분위기,
바티칸이라는 폐쇄된 세계의 디테일이 잘 살아 있다.


이야기의 흐름

소설은 교황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소집된 콘클라베의 현장을 따라간다.
주인공은 딘 로렌조 베리니라는 노 추기경.
겉으로는 모두가 신앙과 원칙을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정치와 욕망, 경쟁과 줄서기가 치열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이 콘클라베에는
한 명의 미스터리한 인물이 추가로 등장하면서,
점점 더 긴장감이 고조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누가 교황이 될지 예측이 어렵고,
결말은 꽤 인상적인 반전을 품고 있다.


내가 느낀 점

책을 읽으며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던 말은
“신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가장 인간적인 게임”이었다.

이야기는 종교적이지만, 내용은 전적으로 인간 중심이다.
선과 악, 진심과 위선, 신앙과 권력…
어쩌면 바티칸이라는 배경이 아니라,
회사 회의실이나 정치 무대여도 어울릴 법한 이야기들.
그만큼 인간의 심리를 잘 그려냈다.


좋았던 점

  • 콘클라베라는 독특한 소재 자체가 흥미롭다
  • 종교적 배경을 활용하면서도 심리 서사의 균형이 좋다
  •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가 섬세하게 설계돼 있다
  • 마지막 반전이 의외로 꽤 강력하게 남는다

아쉬웠던 점

  • 초중반 전개가 느리고 정적인 장면이 많아 몰입이 쉽진 않다
  • 특정 인물들의 서사가 조금 도식적으로 느껴진다
  • 교황 선출이라는 설정이 낯선 사람에겐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종교나 권력의 이면을 탐구하는 이야기에 흥미가 있는 분
  • 인간 심리와 집단 내 정치적 움직임을 좋아하는 독자
  • 느긋한 전개와 깊이 있는 인물 구성을 선호하는 분
  • ‘정치 드라마 + 미스터리’ 장르의 조합을 좋아하는 분

총평

『콘클라베』는 드라마틱한 사건보다,
사람들의 눈빛, 침묵, 망설임 같은 미묘한 감정선으로 긴장감을 쌓아간다.

개인적으로는 초반부가 조금 느리게 느껴졌고,
끝까지 몰입하긴 쉽지 않았지만,
마지막 몇 장에서 “이걸 위해 여기까지 왔구나” 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잔잔하지만 무게 있는 정치·종교 서사를 찾는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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